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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낙수과 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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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6926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24-09-0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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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학병원에서 중환자를 보는 의사입니다. 


 


2월 부터 지금까지 6달 정도 전공의 사직 사태를 겪으면서 대학병원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전공의들은 전체 의사의 7% 정도를 차지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의사의 30~40% 정도가 전공의입니다. 전공의가 빠지면 최소 1/3 정도의 의사가 공백이 생기는 겁니다. 일을 배우는 수련생 신분인 전공의가 뭐 그렇게 중요하냐 라고 하실 수 있지만 병동 환자, 당직 및 응급실 노티 환자는 전공의 선생님들이 봤습니다. 교수는 외래 및 회진, 시술 및 수술을 주로 수행 했습니다. 3분 진료니 뭐니 해도, 저렇게 시스템이 돌아가야 대학병원이 흑자를 낼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전공의 선생님들이 사직을 한 상황에서는 외래, 입원, 당직, 응급 모두 교수가 봐야 합니다. 물론 다 볼 수 있을정도의 교수진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재의 대학병원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공의 사직 후 입원, 당직, 응급실은 교수가 직접 봐야 하는 상황이구요.


 


응급실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방법은 쉽습니다. 외래를 닫으면 되요. 외래 및 입원환자가 줄어들면 응급실 환자를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해 줄 수 있습니다. 외상외과 팀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항상 수술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는 상황에서요.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 외래를 닫으면, 입원환자가 줄면 병원은 유지를 못하게 됩니다. 파산합니다. 그래서 응급실 진료는 불가하나 외래는 꾸준히 열고 있죠.


 


마찬가지로 환자들에게 더 필요한 응급실이 낮에만 열려있고, 밤에 닫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도 여기서 기인합니다. 응급의학과 특성상 배후 진료과가 있어야 돌아갈 수 있지만 당직을 설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서, 병동 당직만 겨우 볼 수 있는 상황에 야간에 응급실 콜을 받아줄 의사가 없기 때문에 외래라도, 상근 의사가 있는 낮에만 응급실을 여는 겁니다. 


 


입원 환자야 전공의보다 못미덥지만 그래도 PA 가 있어서 볼 수 있지만 PA 는 정규 근무시간이 지나면 퇴근합니다. 당직 및 응급실은 온전히 교수진이 책임 져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한달에 주중 당직 2개, 주말 당직 2개 정도 더 추가된 상황으로, 이전 전공의 선생님들이 근무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당직시에는 36시간 정도 근무를 하고 퇴근을 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시니어 교수들도 마찬가지로 당직을 서고 있습니다.


 


젊은 의사들은 우릴 보고 욕을 합니다. 우리 때문에 정부가 더 버틴다고. 정부는 우릴보고 욕을 합니다. 전공의들을, 의대생들을 설득하라고. 국민들은 우릴 보고 욕을 합니다. 그렇게 많이 월급을 받으면서 왜 환자를 보지 않냐고. 


 


이전처럼 의사/환자 관계가, 교수/전공의 관계가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환자가 있으면, 중환이 회복되서 일반병실로 전동되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행복한 것을 보면 아직은 대학병원에서 일을 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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