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면 집값 빠진다'의 진실 (feat. 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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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인구줄면 집값 빠진다. 이건 산수다. 철석같이 믿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너무 단순해서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것 같지요. 살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올라가나요. 이 분들의 문제는 직감만으로 판단하고 거기서 종결처리한다는 것입니다. 태어날때 인스톨된 인간 OS 기본 로직은 그리 성능이 좋지 않습니다. 특히 직감 부분은 변수가 많은 복잡계를 분석하는데 취약합니다. 빠른 결론도출을 위해 정확성을 포기한 시스템이니까요. 반면 그 엉성한 성능에 비해 '확신'은 강하게 줍니다. 유혹적이네요. 1. 직감속의 세계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매트릭스의 정체를 소개할때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나만 움직이고 생각하고 대응합니다. 다른 사람들 모두를 포함해 나머지는 다 멈추어 있습니다. 그러니 단순합니다. 결론도 쉽게 나옵니다. '수요공급에 의거 살 사람이 없으면 빠진다. 당연하지. 이것도 모르다니 바보아냐' 작품 속 등장인물의 수준은 작가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이 말 들어보신 분 있으실겁니다. 직감의 세계에선 나만 생각하니 내가 최고입니다. 그러니 솔루션도 간단합니다. '내 통제를 따르면 돼. 너만 굴복하면 모두가(너 빼고) 햄볶을수 있어.' 거기에 나와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홍위병들이 휘두르는 죽창에 한 점의 의심도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진짜로 나라가 망한 남미의 몇 나라들을 보면 중산층도 돈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는데 가격표는 미쳐돌아가고 있습니다. 직감적 판단의 정반대인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2. 세상은 복잡합니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이 관여하는 경제쪽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나만이 아니라 다른 모두도 생각하고 대응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더 훌륭하게요. 변수가 '인구' 딸랑 하나뿐인 세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인구가! 팍팍! 줄고! 있다고!' 아무리 열심히 외쳐봐야 느낌이 없는거죠. - 건물도 늙습니다. 심지어 사람보다 수명이 더 짧습니다. 신축 살다 구축 가신 분들은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됩니다. 이론상 수명을 40년이라 하면 매년 2.5%에 해당하는 집이 그냥 도태됩니다. - 사람의 눈은 올라갑니다. 그 반대는 없습니다. 30년전, 20년전, 10년전, 그리고 지금 결혼하는 신혼부부에게 받아들일 수 있는 최하 주거지에 대해 물어보면 답이 나옵니다. 요즘 신혼에게 눈낮춰라 옛날엔 사글세방서 숟가락 두 개로 출발했다 훈계질하면 싸대기 맞습니다. 10년, 20년 뒤는 어떠할까요 - 1인당 주거면적도 올라갑니다. 옛날에는 혼자 살면 닥치고 원룸이었지만 지금은 2LDK도 부족하다고 하는 시대입니다. 집은 많지만 살고 싶은 'The 집'은 더더더 줄어듭니다. - 경제가 나빠질수록 공급은 줄어듭니다. 한국의 고속성장은 끝났습니다. 이젠 행정문제가 아닌 사업성이 없어 엎어지는 시대입니다. 인구가 줄어들수록 이 경향은 더욱 강해집니다. - 인구가 줄어들면 사회 전체의 노동총량은 줄어들어도 돈은 그대로 있습니다. 이전이 될 뿐이죠. 인구가 줄면 흩어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자산가격은 이 모여있는 총량에 직결됩니다. 노동소득만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거 이해 못하시더라고요. - 심지어 돈의 총량은 늘어납니다. 평상시는 물론 경기가 나빠질수록 정치권은 유동성을 늘립니다. 안그러면 정권 뺏기거든요. 25만원이고 뭐고 뿌려야 삽니다. 이 악순환이 갈데까지 간게 남미의 모 국가들입니다. 짜장면 한 그릇에 백만원이 농담같죠 차비스타에 비하면 하레디는 선녀입니다. 3.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됩니다. - 인구는 주는데(하방) - 집은 더 빨리 낡아 사라지고(상방) - 살고 싶은 집은 더 줄어들고(상방) - 공급은 쥐꼬리인데(상방) - 들고 있는 돈은 많아지니(상방) - 내가 보고 있는 가격표는 어이쿠! 물론 사람들이 다 쓰러져가는 빌라도 좋다고 들어가면 이 흐름은 깨집니다만... 그럴리 없다는건 너님도 알고 나님도 압니다. 여기에 더해, - 인프라 소멸을 피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모이는 경향(수도권 한정 상방) - 외국인이 늘수록, 소득격차가 벌어질수록 울타리가 올라가는 추세(상급지 한정 상방) - 어셋 파킹을 위해 똘똘한 한 채로 집결(수도권&상급지 한정 상방) 까지 고려해봅시다. 거기에 극단적인 외부충격도 의외로 수십년에 한 번이 아닌, 몇 년마다 터질 정도로 자주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 패턴의 결과도 이제는 알고 있지요. - 뿌려라 헬리콥터 머니(상방. 미국 한정 XXXX) 옳다 그르다, 맞다 틀리다의 개념이 아닙니다. 22~23처럼 짧은기간 바람빠질수는 있어도 장기추세는 그냥 인류가 신용화폐체계를 도입한 이상,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는 이상 중력처럼 작용하는 자연법칙같은겁니다. 머 중력하고 맞짱뜨고 싶으면 그러시던가요. 4. 긴가민가 하시면 다른 선진국 보면 됩니다. 한국하고 속도차이만 날 뿐 다 저 추세대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만 무슨 용가리통뼈라고 뉴 월드를 개척합니까. 저런 세상이 좋냐... 라고 하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가격은 오르는데 주거의 질은 후퇴하니까요. 근데 어쩌겠어요. 다수가 원하는데요. 그러려니 하면서 대응해야죠. 다행이라면 직감의 세계를 탈출하는건 학습으로 되는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알껍질을 깨는 것 처럼 발전은 선형이지만 변화는 계단식입니다. 셀프 OS 업그레이드는 대X리가 깨질 정도의 외부충격과 자기 반성 없이는 쉽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홍위병들의 말로는 결국 하방이었습니다. 억지로 어른 안되도 됩니다. 인구줄면 집값 빠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대로 머물러 계시길 부탁드립니다. 나만 먹기도 힘든 세상인데요. 잘 하시고 계신겁니다. ㅡ,.ㅡ)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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