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를 그만두는 것이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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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래 글처럼 교수입니다. 직장 다니다 박사를 받았고 다시 직장에서 나름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었는데 어찌해서 교수 자리에 가게 되어서 40대초에 교수로 지방 국립대 교수로 옮겼습니다.
정말 대학에서 월급으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의 액수가 딱 반절이 되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옮긴 것은 직장에서의 지속적인 경쟁과 실적이 싫어서 였는데 정말 대학은 경쟁과 실적은 요구하지 않는데 월급이 매달 반씩 들어오니까 삶의 수준을 가족 모두가 반으로 줄여야 하는 것이 고통스럽더군요.
그래서 산학단 기웃거리며 용역 과제들 밤새서 작성하고 발표하고 리젝하다가 겨우 몇개 되어서 용역 진행하는데 우와... 용역 발주한 공무원들이 세금으로 몇달짜리 프로젝트 업무 주면서 거의 저희 팀을 자기들 몸종 수준으로 이거해라, 저분께 보고 해라, 저분 마음에 안드니 다시해라, 저분 지침에 맞는거 입맞에 맞게 가져와라 등 이러려고 내가 교수까지 왔나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러다 전 직장에서 새로 팀이 생겼으니 리더로 오겠냐고 하는데 흔들리네요. 이런 저런 용역 과제 기웃거리지 않고 나름 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 열심히 하면서 월급 매달 안정적으로 지금의 두배 받고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거의 교수 그만둘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대학 교수 월급도 지금에 비해 그리 오를 전망도 없고 저출산 심해지면 어떤 파도가 덮칠 지도 모르니 말이죠.
한국 사회 교수는 이제 그냥 돈 못버는 공부 좋아하는 사람들 하는 직업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40-50 거의 20년을 이렇게 반토만 나는 월급에 한숨쉬며 생활비 찾아 매달 용역 프로젝트 찾아서 굽신댈 자신이 없네요.
20대에 교수 시작하면 괜찮을 지도 모르겠지만 40대에 이 월급으로 시작하는 건 정말이지 가족에게 미안한 일이라 생각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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