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비는 금비에요, 황금비. 이제 좀 살 것 같아요."
쨍쨍한 햇볕만 내리쬐던 강릉에 굵은 빗줄기가 한바탕 시원하게 쏟아진 13일 오전 강릉시민들의 '물그릇'인 강릉 성산면 오봉저수지에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하나둘 모여들었다.
강릉지역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고 있는 오봉저수지에 물이 얼마나 찼는지 궁금해서였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오봉저수지 영향권에 드는 곳에 내린 비의 양은 닭목재 80.5㎜, 왕산 74㎜, 도마 70.5㎜를 기록했다.
실처럼 가느다란 물줄기만 흘렀던 오봉댐 상류 도마천과 왕산천은 모처럼 거센 물줄기가 요동쳤다.
돌부리에 부딪힌 물살이 포효하듯 골짜기를 채우고, 숨 가쁘게 쏟아지는 물이 서로를 밀쳐내며 내는 '쏴아아', '콸콸콸' 소리가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었다.
쿵쿵 부딪히며 내달리는 급류와 그 소리에 차량 창문을 열고 동영상을 찍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내리막만 걷던 오봉저수지 저수율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날 11.5%까지 떨어졌던 저수율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13.4%까지 올랐다.
지난 7월 21일 저수율 36.3%에서 7월 22일 36.6%로 오른 뒤 53일 만의 상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