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다고 하니 인수인계대상(?)이 런했습니다. > 자유게시판

정확히 말해선 인수인계 대상조차 아닙니다. 2년 넘게 있었음에도 업무 이해도 자체가 없는 수준이었으니깐요.

일 못하면 나가라고까지 했는데, 그럴 때마다 앞으로 잘할게요 라는 면피성 말만 하고 하루이틀 넘기니 어떻게 2년동안 회사에 붙어있게 되었죠.

그러다가 이번에 제가 퇴사 결정하면서 업무 정리하는데.. 암만 신규직원 뽑아서 넘긴다 해도 회사에서 겪은 시간이 중요한 업무사항들은 결국 하루라도 오래 있던 사람이 가져갈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최대한 쉽게 정리해서 자료 넘겨주면서 내일부터 이 일들은 너가 해야 한다고 하니.. 처음엔 잘 해보겠다고 하다가 해보니 도저히 능력이 안되는지 어제야 그만 두겠다고 사장에게 말했나 보더군요. 심지어 업무 인수는 못하지만 앞으로 자기 대신 올 사람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해줘야 하니 하루라도 더 있으면 좋겠다 등등... 말했나 봅니다.

그 말을 전해듣고 당사자 불러서 바로 말해줬습니다.

우선, 너님은 오늘 당장 나가도 회사에 아무 업무적 손실이 없습니다. 내가 조금 귀찮을 뿐이니 후임자 오는거 기다리지 말고 이번달 내로 짐 싸세요.

인수인계도 너님이 신경쓸게 아닙니다. 한 일이 없는데 무슨 일을 전달하나요 업무에 필요한 기초적인 양식 하나 여태 못만들어서 내가 다 매 분기마다 만들어주는데 무슨 인수인계인가요 그나마 내가 모르는 일은 너님이 하나도 일을 못하니 굳이 파트타임 불러서 시켰던 일을 전담시킨 정도인데, 이건 그냥 파트타임 다시 불러서 일 시키면 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님은 너님 스스로 알다시피 일을 못해서 신규에 대한 교육이고 뭐고 의미가 없어요. 너님 오늘 아침에 고객에게 안내메시지 보낸거 보세요. 이렇게 보내지 말라고 권고를 넘어서 아예 사장 업무지시 수준으로 강조했건만 조금 신경 안쓰면 그냥 맘대로 하잖아요 이런거 신규직원이 볼까봐 무서우니 다다음주 월요일 신규직원 출근 전에 자리 비우세요. (그 메시지가.. 간략히 말해서 O월 OO일 O시에 OOO고객님 OOO건에 대한 OO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보내야 하는데 이 직원은 그냥 "오늘 오세요" 이 5자 수준으로 보내는 수준입니다.. 이걸 수백번 이야기해도 좀 있다 보면 다시 이수준이에요)

이렇게 말하니 잘못했다 하는데, 쳐다도 안보고 나왔네요. 어차피 저도 나갈거고 이분도 나갈테니 말입니다.

진짜 나이 마흔 넘어서 저렇게 살기도 힘들겁니다.

처음 왔을 때 하도 어이가 없어서, 여기서 엑셀 오피스 기능 조금 배워가면 아마 작은 회사라도 가서 작게나마 벌고 사는데 문제는 없을거라고.. 당장 오피스 못해도 배워서 해가라고까지 말해줬는데,

2년 넘도록 한거라곤 제로... 며칠전 그나마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문서 하나 던져주면서 편집하라니 셀 붙여넣기조차 못하는.. 아니, 컴퓨터 기능을 떠나서 해당 문서가 뭔지조차 모르더군요. 심지어 그 문서는 당장 이번달에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업무라 매일 사장이 직접 메신저로 공유하며 진행상황 체크하라는건데 말입니다. 한마디로 백날 업무 관련해서 문서 보내봐야 읽어보지도 않고 2년 보낸거죠.

남자라면 차라리 노가다라도 하지.. 이분은 뭐 시키면 못한다는 말만 하고, 심지어 제본같은거 시키면 팔아프다고 산재처리 물어보질 않나... 하는짓이 웃기고 더러워서 회사에 비상 걸려서 다 야근뛰어도 이분은 정시퇴근하건 휴식시간 가지건 아무것도 터치 안했습니다. (심지어 누가 안보면 퇴근시간 전에 런하는것도 다반사..)

옆에서 대충 보니 옮겨갈 회사 찾는다고.. 그나마 알바만 살짝하다가 여기서 2년 일했다고 경력직으로 동종업계 보던데 요구사항 보면 다 오피스 숙련자 요구하니.. 뭐 알아서 하겠죠. (또 그런 회사들에선 분명히 여기로 평판조회 한다고 전화올테니 그것도 알아서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