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가 보는 앞으로의 한국 의료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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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던 이제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 갈 수 없습니다.
- 연인이나 친구 사이로 비유 하자면 어쩌다 일이 꼬여서 크게 싸우는 정도가 아니라 상대방의 밑 바닥까지 봐버렸기 때문에 다시는 예전 같은 관계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2. 대부분의 일반인 혹은 의사들 조차도 ( 결국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 세월이 갈 수록 실력있는 중요분야의 수술 잘하는 의사는 만나기 어려운 세상에 살게 될 겁니다. ( 특히 3차기관 )
- 흔히 말하는 진료를 통해서 진단하고 결정은 내리고 투약과 지침만 내리는 질환은 덜하겠지만
수술적 치료가 choice of treatment 인 질환의 경우 그냥 수술 잘하는 사람이 처음에 수술 잘하는게 그냥 치료 성패의 본질 그 자체 입니다. ( 똑 같은 재료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거나 같은 악기를 가지고 연주를 하는데 연주자에 따라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인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
3. 전공의는 미래의 본인의 영달과 ( 전부다 세속적인 이익만 100% 를 보고 선택하고 그 길을 가는것은 아닙니다. ) 그리고 전문의 라는 타이틀에 걸 맞는 실력을 기르고 싶어서 박봉과 어려움을 무릅쓰고 비인기과라도 꾸역 꾸역 수련을 받으면서 버티는 경우가 대부분 일 겁니다.
하지만 그런건 알빠노라는게 대부분 국민의 인식이라는걸 알아버렸기 때문에 더 비필수과 로의 쏠림은 심해 질 겁니다. 일부 소명의식이나 일부 선생님이 말씀 하시는 "필수뽕" 이라는 자기 만족을 가지고 묵묵히 일하던 선생님들도 속으로 결국 그냥 각자 도생이구나 하는 생각 많이 했을테니까요.
그리고 자꾸 비 필수 필수 따지는데 과연 그 기준을 자꾸 내세우는게 정말 꼭 옳은 것인지는 고민 해 봐야 할 겁니다. 목구멍에 가시, 눈꺼풀 안에 이물질 등등
당장 해결 못 하면 너무 너무 불편한 일들을 해결 하는 곳이 병원 입니다.
4. 전문의 중심의 병원으로 전환
- 이게 얼마나 실현이 불가능한 허망한 희망 사항인지 곧 알게 될 겁니다. 지금 이미 누리고 즐기고 있던 대형 종합 병원의 의료 서비스가 전공의의 존재 때문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지금 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지금 일단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대 임상 교수들도 결국 그 전공의 노력으로 단순히 교수라는 직함 이외에 많은 것 들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더라도 대형병원이나 대학 병원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전공의 한 명을 대체 하려면 최소한 전문의 두 명 이상은 충원이 필요 할 겁니다.
그리고 같은 병원에 비슷한 또는 큰 차이 나지 않는 월급을 받고 있하는 같은 과 전문의 들은 사실 일반 회사와는 다르게 크게 상하 관계가 없는 형태가 될 것 이고
결국은 더욱 더 공무원 같은 분위기로 흘러 가게 될 겁니다.
- 아마 OECD 표준 의료라는게 이런 과정에서 탄생하게 될 겁니다.
4. 아이러니 하게도 이번에 결국 언젠가는 전공의 들이 돌아오겠지만 흔히 말하는 필수과 전공의 들의 귀환율이 더 낮을 겁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의대생들과 새로 들어갈 의대생들의 비 필수과 쏠림은 더욱 심해 질 겁니다.
지금 현직에 있는 대학 병원 교수 들 중에도 과의 특성이나 각 진료과의 특성상 일반 개원가 로의 각자도생 흐름이 훨씬 더 심해 질 겁니다.
5. 앞으로 한국 의사의 해외 진출은 더 가속화 될 겁니다. ( 새로 나오는 졸업생 들 일수록 )
-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제가 학생때 우연히 봤던 모 의과 대학 기출 문제 족보 책 맨 마지막에 써져 있던 글이 기억납니다.
1960년대 한국 의과 졸업생 중에 어떤 학번은 졸업생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유학가서 눌러 앉은 학번도 있다고 써져 있더군요.
당시에 미국 장학금 받고 한국에서는 돌아오겠다고 각서 쓰고는 미국에 가서 지내다가 그대로 미국에 정착한 한국 의사들 아주 많습니다.
https://www.g-enews.com/article/Opinion/2024/04/2024040501524149196b49b9d1da_1
미국에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AAMC는 현재 1차 진료(primary care) 의사가 1만7000명, 정신과 전문의가 8000명가량 부족하고, 오는 2034년까지 부족한 의사 숫자가 12만4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 의대 출신 의사의 상당수가 필수 의료와 시골 지역 의사 수요를 메워주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외국 의대 출신 의사의 70%가 내과·가정의학과·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지원했다. 미국에서 소아과 의사의 22%가 외국 의대 출신이다. 현재 노스다코타 의대 내과 전공의 50%가량이 외국 의대를 나왔다.
아마 10년쯤 전인가 독일도 의사 숫자를 계속 늘리고 전공의 대우도 파격적으로 높인 이유가 많은 의사들이 월급을 더 많이 주는 주변 국가로 빠져 나갔기 때문이라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6. 전문 병원의 확충
- 이건 따로 설명을 안해도 여러분도 너무 잘 알겁니다.
이건 기존의 김밥천국을 더 고급 프랜차이즈 음식점으로 격상 시키겠다는 것과 비슷한 소리 입니다.
당연히 더 비필수적인 분야로 치우치게 될겁니다.
아니라고 하신다면 그 어떤 재화나 상품 서비스 중에 세분화 다각화 전문화 해서 지불 비용이 낮아진 경우가 있는지
생각해 보면 간단하게 답이 나올 듯 합니다.
그리고 유럽이나 미국이 많은 의사를 뽑는다고 해서 실력있고 책임감 있는 의사가 늘어난다고 생각하는건 큰 오해입니다.
어차피 그런 곳에서도 실력 있고 믿고 맡길만한 의사는 그중에 일부 입니다.
이런건 인간 본성 입니다. 생활 수준 올라가고 그럭 저럭 먹고 살만하면 밤잠 안자고 평균 이상으로 집중하면서 끊임없이 일 많이 하는 업무를 계속 열심히 하는 사람은 어차피 일부 입니다.
금전적 보상만으로 그런 인력이 저절로 만들어 지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인 배려와 믿음 등등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막장까지 간 대치로 이제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 갈 수 없는
깨진 그릇이 되었습니다.
서로 욕 할 것 없고 그냥 각자도생 하는 흐름이 점점 가속화 될 겁니다.
각자의 삶과 시간 다양성 등을 존중하고 외견상 좋아 보인다고 하는 미국이나 유럽의
의료 환경으로 변화하게 될 겁니다.
* 어렴풋한 기억으로 3년 전쯤 캐나다에 가 있는 딸 환부 사진을 들고 와서 약 처방 달라고 하더니
그 날 밤으로 그 약 전달 해 주고 왔던 노부부가 생각 나네요.
꼭 그럴 필요 없다고 일부러 해당 약의 성분명을 적어주고 그 동네 일반 drug store 에서 동일 성분 약을
사라고 적어 드렸는데 " 의사 만날 수가 없다며 " 부러 직접 다녀 오시더군요.
* 오늘도 마침 얼마전 호주에서 들어와서 성형 수술 받은 후에
몇 번 진료 보고는 약 넉넉히 챙겨 달라고 하면서 내일 출국 한다는 환자분 보냈습니다.
* 흔히 말하는 오픈런은 우리 모두가 대부분 좁은 지역에 몰려 살면서 대부분 같은 시간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특정 시간 대만 많이 밀릴 수 있는건 좁은 곳에 몰려사는 우리의 숙명 아닐까요..
그런데도 여전히 신도시 만들고 큰 도로 뚫어서 서울 중심으로만 집중 시키는 우리 자신들이 만들어낸 결과 입니다.
KTX 초창기에 천성산 터널 사건 기억하실려나요..
당시에 이미 부산쪽 대학 병원 교수들 사이에 우스개로
지율스님 한테 감사 해야 한다는 말이 돌았었습니다.
KTX 가 뻥 뚫리면 환자들이 특히 암 환자들이 서울로 가버릴텐데 덕분에 모면 할 수 있었다구요.
적어도 병원이 있어야 지방이 살아난다는 생각은 꼭 제가 말 안해도 접었으면 합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이제 한국은 지방은 포기하고 그냥 세계에 유래가 없는
초거대 수도권 도시 국가로 만들어서 길을 찾는게 나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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