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잔술 파는 술집에서 일해봤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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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초 잔술 파는 술집에서 일했습니다.
소주 잔술 팔았는데, 뜬금 잔술 메뉴가 생겼고, 얼마뒤 관리 귀찮다고 빼버렸어요.
단가로 따지면 잔술이 쪼매 더 남는 장사긴 한데, 한잔에 담긴 양이 어쩌니 소리 듣기 싫어서 가득 채워 나가다보니 예상대로의 잔 수가 잘 안나와서 손만 많이 가고, 계산도 귀찮아져서 결국 메뉴에서 빼버렸죠.
다들 잔술 메뉴 생기면 남은 술 팔거라는데, 소주 따놓고 시간 지남 식으면서 알콜도 날라가서 맛대가리 없어지는걸 잔술로 내놓지 않습니다.
물론 잔술용 대꾸리. pet를 사놓습니다. 그런데 다들 병술 마시지 잔술 잘 안마셔요. 매번 시키기 번거롭다고. 따놓은지 얼마나된 술인지도 알수없으니 불안하다고도 하구요.
가끔 무조건 새술로 따달라고 하지만, 그랬다간 대가리만 따진 술이 계속 늘어날거라 말하면 더 진상없이 그냥 병 시키거나 얌전히 잔술 마십니다. 다만 한잔 가득. '표면장력'으로 달라고는 하는데, 그렇게 맞춰 주고 싶지만 가지고 가다보면 항상 흘릴 수 밖에 없는...
암튼 아무리 테이블에 술이 남아도 잔술로 써본적은 없습니다. 일단 맛대가리가 없어지고, 파는 입장에서도 술병안이 어떻게 더러워졌을지 예상할 수 없으니 굳이 위험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거든요.
게다가 지금처럼 sns로 떠드는거 좋아하는 시대에 뭘 믿고 직원을 시키나요. 잔돈에 미친 업주가 몰래 술 모아서 하는거라면 몰라도 일반적으론 그 짓거리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다음과 같은 경우는 생길것 같네요.
1. 어제 팔다 남은 잔술을 오늘도 판다. 즉 잔술용으로 따놓은 pet(가끔 pet 다 나가면 아깝지만 일반 병 소주 깜)가 며칠이나 된건지 알수없음.
2. 미친 사장놈이 남은 술병 모아뒀다가 몰래 뒤에서 모아서 판다. 이건 맘먹고 지르면 지를 수 있는거라 사실 답 없음. (제가 일했던 매장에선 잔술 자체를 손은 많이가고, 따놓으면 맛대가리 없어지는걸 왜 하냐고 할정도였던지라 안했음._
3. 왜 내 잔이 가득안찼냐 따지는 진상들 생기고 그거 상대하기 빡쳐서 메뉴에서 빼버린다. 진상땜은 아니고 재고 관리와 계산의 번거로움 때문에 제가 일했던 매장에서는 빼버렸죠. 사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잔술 관련해서 위법이어서 뺀게 아닌가도 싶네요.
암튼 제가 일했던 경험에서는 이렇습니다. 이천년 초 무려 서울 한복판에서 일했던 술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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