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써보는 울어머니 이야기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자유게시판

술김에 써보는 울어머니 이야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공기
댓글 0건 조회 439회 작성일 24-04-10 04:32

본문




 총선전이라 갑자기 없던 감성들이 좀 생기네요. 


 


 


 십수년전 어머니는 난소암 3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강한 생활력과 모성애 덕분에 일에 바쁘신 아버지 대신에 두아들의 사랑을 받은 분에게 


 


 내려진 청천벽력 같은 일은 단란한 가정을 순식간에 붕괴 시키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 난소암 3기는 5년이상 생존율이라고 하나요. 그것이 췌장암 다음으로


 


 낮을 정도로 악성종양이였고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을거라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럼에도 어머니는 6년을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지요. 


 


 (그것 마저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병원에 입원하던 시점이 선거 시즌과 맞물렸습니다. 


 


 어머니는 당시에 나름 신여성이라고 불리는 인텔리적인 분이셨고 보수성향이 강하신 아버지와 달리 늘 


 


 진보쪽에 투표를 해오신 분이셨지요.


 


 그럼에도 자식들에게 한번도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강요하시진 않으셨어요.


 


 


 당시 함암 치료로 백혈구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져서 무균실에 들어가셨을때 갑자기 저에게 투표하러 가시고


 


 싶으시답니다. 


 


 


 그래서 저는 안된다고 지금 죽고 살고 하는 문제가 걸린 상황인데 무슨 투표냐고 화를 엄청 내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에 저는 투표 같은건 내 사는데 지장이 없는 그런 거추장스러운 일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어머니 마음이 완강하시고 병원과 투표소 거리가 멀지 않아서 주치의 분의 동의하에 휠체어로 투표를 하시고


 


 다행히 당시에는 백혈구 수치가 오르던 시점이라 그걸로 큰 문제가 있진 않았고 곧 일반 병동으로 내려가셨습니다.


 


 선거는 어머니의 예상과는 좀 다른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당시 저는 정치 따윈 관심도 없을때라 어머니를 위로하면서


 


 조심스럽게 왜 그랬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본인의 신념이 틀릴지 모르겠지만 내가 자식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유일한 모성같은 것이라고...


 


 그때 밖에 나가서 엄청 크게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정말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2찍하는건 그래서 차마 막말은 못하겠더군요. 


 


 그것도 그분들 신념일텐데 말이지요. 


 


 


 그렇지만 투표를 안하고 세상에 대한 온갖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쓰레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인간들이야 말로 사회에 하등 필요 없는 버러지 같은 인간들이라고 봐요.


 


 


 투표라는게 나의 불만을 유일하게 권리로 보여주는 수단인데 이것 조차도 안하면서 세상에 대해서


 


 불공평 하다 정의롭다 못하다는건 정말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냥 1찍을 하시건 2찍을 하시건 본인의 신념이 확고하면 투표했으면 좋겠어요.


 


 과거의 저처럼 자기 먹기 살기 힘들고 바쁘다고 외면하는 버러지 같은 인간이 되지는 않길 바래봅니다.


 


 


  ps. 원래 뽐뿌에선 제 개인적인 이야기 잘 안하는데... 


 


 암튼 그래서 그런가 늘 선거전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술을 한잔씩 마시게 되네요. 


 


 그래서 주저리 주저리 몇자 적어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CODE404 / 대표 : 이승원
주소 :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38-30, 9층
사업자 등록번호 : 456-03-01654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2020의정부호원0046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지혜

공지사항

  • 게시물이 없습니다.

접속자집계

오늘
3,186
어제
3,250
최대
3,749
전체
1,069,611
Copyright © PONON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