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황예서 아빠입니다. 오늘은 2심 선고기일입니다.
페이지 정보

본문
마음이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원하시는 분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오늘 오전 10시. 2심 선고기일입니다.
오늘이 마지막 글이 될거 같아 예서 사진을 좀 더 올립니다..
며칠전 퇴근하고 집으로 갔습니다.. 주방에 있던 애엄마의 눈을 보니 울었던 흔적이 가득이네요. "왜~~ 혼자 있을 때 울지 마라니깐..." 항상 "응 그냥.. 예서가 보고 싶어서.." 그렇게 대답하던 .. 그 사람.. 차려 준 밥상에 앉아 밥을 먹는데 얘기해주더군요.. 해가 지면 처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애엄마가 공허한 공간에 소리쳐 불렀답니다. "예서야~ 엄마 왔다.~~" 처음으로... 애엄마의 고통이 가슴에 사무쳐.. 엉엉 울었습니다. 식탁에 마주 앉아 둘이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마음... 압니다.. 복받쳐 예서를 부르는 그 마음.. 일하는 회사에서 하루에도 몇번의 그 소리치고 싶은 그 고통... 제 인생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살아온 인생 중에서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우리 막내 예서와 함께한 요즘 3~4년이었는데, 예서가 죽었습니다. 형편이 넉넉치 않아도, 우리 네식구 함께여서 행복했는데, ....
거짓말처럼 1월 1일 새벽 예서가 나오는 꿈을 꿨습니다. 꿈에서조차 간절히 보고 싶었던 우리 딸.. 꿈에서의 3번째 만남이었습니다. 공터에서 원을 그리며 강아지처럼 뛰어다녔습니다.. 우리 딸.. 예서가 맞습니다. 슬픈 건 꿈에서 우리 예서는 죽었으니까 얼른 안아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손짓하며 예서를 불렀습니다. "예서야. 아빠한테 와봐~" 우리 예서 목소리가 맞더군요. "으응~ 아빠~ 왜~~" 늘 그렇게 살갑고 상냥한 우리 예서... 웃으며 제게 왔어요. 양팔로 안아 예서를 제 무릎에 앉히고, 예서 등을 제 배에 붙이고, 제 얼굴을 예서 오른쪽 어깨로 파묻었습니다. 우리 강아지 냄새 맡으려 했는데,, 냄새가 생각이 안나네요... 그렇게 꿈에서 깼습니다..
연말연시... 애엄마와 많이 힘들었습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그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인사 나누는 그 시간에 우리 가족은 집에 스스로를 가두고 새해를 반기는 사람들을 피했습니다. TV 속 어떤 사람이 그러더군요. 새해에는 2024번의 기쁜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2023번의 기쁜 일 없었어도 괜찮으니, 1번의 그 나쁜 일만 없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되는거 이제 아는데, 알고 있는데....
터덜터덜 퇴근길 요즘 예서 사고 장면의 그날이 자주 떠올라 울면서 집에 갑니다. 전화 받고 놀란 처절한 애엄마의 목소리.. 겁많고 살이 여린 우리 예서가 길바닥에 눕혀져......... 그렇게 애지중지 안아 키웠는데, 손톱 주변 살갗이 일어나면 아플까 자주 정리해줬는데... 조금이라도 아프지 말라고.. 걱정되어 챙겨왔는데... 울퉁불퉁 길바닥에 검은 눈동자 없이 옷이 벗겨져 늘어져 있는 우리 강아지..... 애교 많고 친절한 우리 막내 예서가.... 죽은 그 날 아침의 장면....
애엄마가 차려준 저녁 식사에 식탁에 앉아 "당신 얼굴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저는 퇴근길에 예서 사고 장면이 자주 떠오른다는 얘기는 못하고 "아.. 아니.. 그냥 예서 생각이 나서...." 밥 한 숟갈 입에 넣고 씹다가 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렸습니다.
그 날 아침으로 다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목숨을 목숨으로 대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막내를 위해 백번,천번 대신 내가 1.7톤 화물에 깔릴 수 있는데, 그 어린 것이 그 작은 것이 그런 무거운 것에 깔려 죽다니요.. 고통의 칼날이 심장을 긁어 파헤치어 놓은 것처럼 괴롭습니다..
예서 친구들은 키가 크고, 1살 더 먹었는데, 우리 예서는 그러지 못했네요. 1월 1일 아침이면 잠이 깬 예서에게.. "우리 예서 이제 1살 더 먹었다~ 이제 더 언니야됐네~" 그랬는데... 올해는 그 말을 못했네요.. 내년에도 못하겠죠..
이 글을 쓰면서도... 우리 예서가 정말 죽은게 맞나요 이제 두달만 있으면 1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납니다. 우리 막내를 영원히 볼 수 없나요.. 울어도 울어도... 가슴을 찢어도... 예서를 우리 아이를 볼 수가 없겠죠.. 머리로는 아는데.. 현실로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네요. 이 고통의 깊이가..... 가족을 따라가는 그 마음을... 알거 같습니다.
|
- 이전글장애인 주차 기준이 뭔가요? 24.02.06
- 다음글中알리익스프레스·테무 중국한복 판매…서경덕 소비자 기만 24.02.0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