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전공 현직 전도사입니다. 질문 받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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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이 며칠 핫하네요ㅎㅎ 인터넷에서 기독교 비방&비하 하루이틀도 아니긴 하지만 유독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를 진짜처럼 말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변명 겸 질문 받아 봅니다.
신학교 학부+대학원 졸업. 현재 전도사 사역 중입니다.
- 목사에 제대로 된 자격시험이 없다!
사실은 아닌데 현실은 맞기도 합니다. 이게 참 애매하고 어려운데... 교회를 안다니는 분들 뿐만 아니라 교회 다니는 분들도 사실 잘 모르고, 저같은 신학전공+사역자들도 잘 모릅니다.
원칙적으로 제대로 된 교단에서는 목사되기 빡셉니다. 군목같은 특수한 케이스를 빼면 학부4년+대학원3년+목회경력3-5년(전도사 등등) 대략 10년 정도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보통은 대학원생부터 목사고시를 치를 수 있고 목사고시 약 6-8개 과목 패스해야 안수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교단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금식, 성경암송, 면접 등을 추가로 요구하기도 합니다.
근데 문제는 메이저교단이라고 불리는 교단들에도 정식루트 외에도 지방신학교라던지 목신원 등의 방법들이 있습니다. 좀 더 쉽고 빠르게 안수받을 수 있죠. 이것도 보통은 빨라야 3-5년 입니다.
그리고 평신도들은 몰라도 목사들끼리는 이런 지방신학출신들을 차별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뭐냐 메이저라 불리는 교단들 외에도 마이너 군소교단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한국교회가 교단중심+개교회중심이다 보니 한동네에 있어도 자기네 교단 교회 아니면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고, 심지어 바로 옆에 이단이 있어도 모르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이런 군소교단에서는 목사안수를 3-6개월 만에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교육부 인가도 안받은 자기네들끼리 교육을 하고는 신학교 졸업했다 그러고 안수줘버리는거죠.
천주교는 교파가 하나이고 불교도 종파가 그리 많지는 않아서 누가 성당 간판달고 절 간판달고 이상한 짓 하면 금방 티가 타는데 교회는 워낙 교단도 많고 그 안에서도 노회니, 지방회니 짜잘하게 나뉘어지니 교회간판달고 사기치기가 제일 좋죠.
한국이 종교의 자유가 있다보니 이단들이 교회간판 다는걸 제재 할 방법도 없죠
그러니 남들 보기엔 다 교회고 목사죠.
물론 메이저 교단 교회나 목사들도 범죄 많습니다. 나쁜놈들 너무 많아요. 그런데 그보다 군소교단+이단교회의 경우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아무튼 목사가 되는 자격시험이 없진 않습니다. 다만 일반인들이 저 목사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목사가 된건지 알 방법은 없습니다.
자격증처럼 걸어 둘 의무도 없을 뿐더러 속여도 처벌근거도 딱히 없죠.
- 목사 월급 개꿀!
이건 진짜 케바케. 교회 규모에 다른건 당연하고 교단이나 노회에 따라서 서울이냐 지방이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큽니다.
일단 대형교회 목사들 많이 받는건 팩트. 만명이상 모이는 일명 메가처치 목사들은 넘사벽입니다. 월급 자체는 작더라도 활동비며 각종 명목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어마어마 합니다.
그 외에 수천명 모이는 교회들도 꽤 많이 받고 수백명 모이는 교회 중에도 이래저래 1억 정도 받아가는 목사들 꽤 많을 겁니다.
이런건 워낙 케바케라....딱 말하기 어렵긴 합니다.
근데 통상 목사들 경우 본봉이 1000넘는다. 이런 케이스는 진짜 드뭅니다. 수천명 모이는 경우에도 월급은 500선 정도..
대신 거기에 사택제공+공과금+통신비는 보통 기본제공. +@로 교회마다 유류비, 도서비 등을 추가로 지급. 활동비나 심방비로 일정금액을 지불하거나 영수증 처리해주는 경우도 있고 목사이름으로 기부금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자녀교육비로 유학자금 지원해주는 케이스가 많았는데...요즘은 좀 드물긴 합니다.
부교역자는 사실 어딜가도 처지가 비슷합니다.
월급 200-300. 보너스 0~400% 활동비, 유류비, 통신비, 사택공과금 등등은 케바케. 지방의 경우는 보통 작더라도 사택을 제공. 서울은 사택을 제공하거나 사택비 명목으로 10~50 정도 주는 경우도 봄.
목사 개꿀이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저것 받는거 다 합쳐도 연봉 5000넘는 경우가 매우매우 드뭅니다. 초봉이 아니라 은퇴할 때 까지도요.
현실적으로 학부+대학원만 해도 7년인데 그거 공부해서 연봉 3-4천도 빡셉니다.
거기다 교회도 성도들도 줄고 있는 추세에 교회도 고령화가 심각해서.... 미래가 어둡습니다. 동기들 중에 목회 하는 친구들이 20~30프로 수준.
결혼하고 자녀 생기면서 목회 접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목회하면서 배달+쿠팡 등 부업하는 경우도 많구요
물론 특정 교단, 특정 교회의 경우는 대심방 기간에는 부목사들도 심방다니면서 봉투를 받아서 그 돈으로 차 샀다는 얘기도 들어보긴 했지만....진짜인지는 모르겠네요.
대부분의 부교역자들은 생활이 빡셉니다. 사모님들이 따로 일하는 경우도 많구요.
물론 돈 많이 버는 목사, 교회가 있는 것도 맞고 그런 케이스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믿으실진 모르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목사들은 돈 보고 목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커뮤니티 지박령급이라 교회가 욕 먹고 손가락질 당하는거 하루이틀 본게 아닌데 오늘따라 급발진 했네요ㅎㅎ
쓸데없는 TMI +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가로 질문주시면 아는 선에선 최대한 답변 드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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