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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학생, 현재 무종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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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찬또희망가
댓글 0건 조회 391회 작성일 23-12-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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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목사라는 분이 남기신 글에 흥미가 돋아 남겨봅니다.

 


그분도 나름 오픈마인드로 설명하시려 애쓰신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언어와 관점 자체가 달라 깊이 있는 논의까지는 이루어지지 못하는 듯 하여, 더이상 그 바닥에 아무런 미련도 없는 사람으로서 가능한 이성과 상식에 근거한 관점에서 설명드리고자 노력해보겠습니다.


 


예상질문에 미리 답하자면


 


1. 개인 배경


개신교 교단의 4년제 학교에서 4년+a 공부하였고, 공부가 길어진 이유는 생활고와 신학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탓이었습니다. 덕분에 공부량은 어지간한 신대원생만큼 할 수 있었습니다. 휴학중에 청강하고, 대학원 수업 끼어들어가고, 지금 생각하면 미련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모태신앙이었고 가까운 가족이 성직자이기도 합니다. 교회 문화에 대해서는 피부로 익히고 있습니다.


어느덧 졸업한지 십년이 가까이 되어가서 구체적인 신학적 단어나 개념에 대해서는 가물가물합니다. 한 때 그렇게나 필사적으로 붙잡고 살았던 것이 막상 삶에서 멀어지니 쉬이 잊혀지더군요.


 


2. 왜 무종교인이 되었는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사회적 이유이고, 다른 하나는 신앙(신학)적 이유입니다.


첫째로, 교회나 그를 둘러싼 집단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기독교에 대한 불만, 사회적 평가가 거의 모두 해당됩니다. 부도덕, 집단주의 등등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이미 이렇게나 성직자가 많고, 앞으로 성직자가 될 사람들도 많은데 구태여 나까지 거기에 머리 하나 추가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하나와, 성직자들의 수준이 빤히 보이는게 거기에 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또한 신앙(신학)적으로는, 나름의 공부를 통해 신앙의 핵심은 행위이며, 그 행위란 내가 얼마나 내 신앙을 강화하고 뽐내기위해 애쓰는가가 아니라, 세상에 얼마나 선하게 이바지하는가로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교회가 없어도 신앙생활은 가능하며, 심지어 신이 없어도 종교인답게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착하게, 선하게 사는 것이 신앙생활 열심히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3. 신의 존재 여부


가장 좋은 답은 '신은 필요로 하는 자에게 존재한다' 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신이란 결국 무형의 개념인만큼 상대적이고 불특정적입니다.


즉, 각자가 믿는 신은 제각기 다르며, 그 다름에는 존재 여부나 존재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차이를 만드는 원인으로는 크게는 교리, 사건, 존재에 대한 해석, 관점의 차이가 있고, 작게는 개개인이 신에게 투영하는 욕망과 가치의 차이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4. 성직자의 '소명'


참으로 애매하고 아리송한 개념입니다. 해당하시는 분들은 소위 '응답'을 받았다, '소명'을 부여받았다 등으로 설명하곤 하죠. 하지만 이성적 관점에서 보자면 애당초 그러한 응답, 소명 같은 리액션을 해줄 존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소명을 자기 투영적 신이 자신에게 되돌아와 특정 행위나 의식을 강화시키는 자기 강화행위의 한 형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각자마다 가지는 신이 다르다는 설명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이에게 신은 위로자이며, 성공을 원하는 자에게 신은 축복자이며, 정의를 원하는 자에게는 신은 감시자이자 집행자이죠.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소명이란, 신앙생활에 대한 집중도와 시간 할애가 늘어나고 또는 그러고자 하는 욕구가 강화되고, 그러한 행위들을 직업행위와 일치시켜 충족시키고자하는 욕구를 신에게 투영하게 되며, 나아가 신이 그러한 욕구를 응답 내지는 소명으로서 자신에게 부여했다는 믿음으로 돌아오는 것이지요.


 


 


예상 질문에 답한다 해놓고 너무 많은 말을 늘어놓은 것 같네요. 이러다 질문이 안들어오면 그거대로 아쉬울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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