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무원이 보는 교사라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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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무원으로 대충 한 15년 일했네요. 여기 게시판은 초등이 많은 느낌이던데 중등 위주로 돌아서 초등은 잘 모릅니다. 그리고 제가 사범대를 나와서 선-후배 및 동기 교사가 많죠. 덕분에 사적으로는 교사들이랑 친분이 많은 편이고, 일적으로도 교사랑 항상 협조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뭐 교사직에 미련이 있다거나 질투가 난다거나 그런건 없고, 가끔은 좀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고, 한번씩 이야기 하는거 들으면 답답할때도 있고 그렇습니다.
방학은 그냥 인정하세요. 방학은 교사직의 가장 큰 메리트 중의 하나이고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다고 하지만, 현재까지는 그냥 휴가로 쓰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이걸 애써 부정하고 오만 핑계 다 대면서 부정하려고 하는거 보면 안타까울 지경입니다. 가만 생각을 해보세요, 겉으로는 오만 거짓말 핑계로 둘러대고 오피셜하게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애쓰는거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걸 가족들한테 까지 속일수 있어요 교사가 몇만인데 그 가족들이 증인으로 풀려서 오프라인-온라인 가리지 않고 증언이 쏟아지는데 본인만 아니라고 하면 그게 아닌게 될거 같습니까 저는 교사가족은 아니지만 사적으로 만나는 교사들은 대부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실상이 그러한데 아무리 거짓말을 해봤자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이라는거죠.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이런 이야기는 해당 집단이 이익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해당 집단의 이야기는 객관적으로 나오질 않아요, 오히려 주변의 이야기가 더 객관적이고 사실에 가까울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예전에 비하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게 사실이긴합니다. 가끔 해외여행 1달 이런 이야기 나오는데, 예전엔 그냥 41조 내놓고 한 달짜리 해외여행 갔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렇다고 안간다는건 아니고 긴 해외여행은 학교장 보고 후 가는거죠. 또 보나마나 나는 열심히 다음 학기, 수업 준비하는데 하시는 분 나올거 같은데, 본인이 열심히 한다는걸 제가 뭐라 그러겠습니까. 하지만 전체 교사 중에 41조 연수를 알차게 쓰시는 분이 얼마나 됩니까 스스로도 답은 다 알고 있을껀데요. 제가 보기에 41조를 100퍼센트 자기 공부, 연수에 쓰는 사람은 1%도 안될겁니다.
마지막으로 방학 반납할테니 연가쓰게 해달라는 분들, 가식도 이정도면 수준급이죠. 교사 조직 내에서 저런 이야기 안나옵니다. 실제로 저걸 원하는 교사는 거의 없다고 봐야됩니다. 그런데 왜 저런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느냐, 방학 공격이 빡치는데 할말이 없으니깐 반발심리로 45% + 학기중 연가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질성 협박으로 45%고 나머지 10% 정도가 살짝 진심이겠네요. 반대로 뒤집어서 전세계 직장인들 다 모아놓고, 연가 20일 쓸래, 9~10주 방학 쓸래 물어봅시다. 전자 선택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냥 산수만 해봐도, 1년 365일 중에 쉬는 날이 대충 120일 정도 빼면 일하는 날이 대략 245일쯤 됩니다. 거기서 일반 직장인은 245일 중에 연가 20일 정도 빠지고 225일 정도를 일하는거고, 학교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245일 중에 학교 수업일수 190일에 보통 2~3일 여유잡아 놓는다고 생각하면 대략 50일 정도가 방학 혹은 휴업일이 되는거죠. 이렇게 대충 계산만 해봐도 어느쪽이 유리한지 명백한데, 이걸 연가를 선택하는 쪽이 있을까요
8:30 to 4:30 이것도 마찬가지로 큰 메리트입니다. 이걸 이해 못하는 사람은 내가 잘 이해가 안가는데...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저만하더라도 학교에 있을때 근무시간 이야기 하니깐, 어떻게든 살아남겠다고 365일 중에 363일(추석 당일, 설날 당일 휴무) 일하던 자영업하던 친구, 크리스마스 이브날 11시30분까지 잔무처리하다가 개쌍욕 내뱉으면서 뛰쳐나왔던 직장인이 눈 똥그랗게 뜨고 쳐다보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말이죠. 걔네들은 그 이후에도 몇달동안 "진짜로 정말 4시 30분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집으로 갈 수 있냐, 아무도 뭐라 안하나, 세상에 그게 가능한 일이냐" 라고 물었어요. 물론 이건 다 52시간제 시행 전 이야기이고, 지금은 근무환경이 많이들 좋아졌지만 기본적으로 일반 사회의 인식은 이렇다는 겁니다.
급식지도는 초등은 모르겠습니다만 중등은 개소리 하지 마세요. 중등은 급식지도 하는걸 제가 본적이 없고, 코로나 때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교원들이 급식 지도 하자고 했을때 다들 개똥씹은 표정 지으면서 협조 안해주는걸 제가 똑똑히 봤는데 어디서 개구라를.... 그리고 설사 진짜 급식지도 한다고 치더라도, 본인들 밥 먹는 시간은 왜 뺄까요. 은행 창구 직원도 본인들 밥먹는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치는걸로 알고 있는데, 있는듯 마는듯한 애매한 규정으로 꿀빨고 있다는걸 왜 인정을 못할까요.
이건 저도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저는 백퍼센트 인정합니다. 4시 30분 퇴근은 정말 개꿀입니다. 퇴근하고 바로 저녁 먹으러 가면 가게 첫번째 손님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한참 먹고 일어설려고 하면 그제서야 일반 직장인들 슬슬 들어옵니다. 교사들도 회식할때 그런거 뻔히 보면서, 이게 개꿀인지 몰라요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거라고 생각해야겠죠.
그런데 그렇다고해서, 너희들 이렇게 개꿀빠니깐 닥치고 있어라 이것도 말이 안되는 얘기죠. 세상 대부분의 일은 장단점이 공존하는거고, 교사들이 저런 장점이 있지만 불편한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당장 위에 얘기했던 자영업 하는 친구가 (지금은 저렇게 극단적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주6일제 정도) 대충 저보다 3배 정도 벌겁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 고생하고 위험한 만큼 하는 만큼 버는게 자영업이고, 편하고 안정적인만큼 덜 버는게 공무원인게 당연한 이치죠. 교사는 저런 장점들이 있는 만큼 단점도 있는 직업이고, 또 그만큼 되기도 어렵습니다. 단점들은 교사들이 목에서 피가 나오게 외칠테니 굳이 제가 보태진 않겠습니다.
또, 그런건 둘째치더라도 현재 문제되고 있는 학부모 갑질, 금쪽이들, 교권 추락 이런건 교사직이 얼마나 큰 장점이 있는가와는 별개로 문제가 있는게 맞고, 어떻게든 제도적으로 사회 인식적으로 개선이 되어야겠죠. 연봉 1억씩 받으면 금쪽이가 싸대기를 때려도 왼쪽뺨을 내미는게 당연한 일일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내가 아무리 좋은 대우를 받아도 부당하고 잘못된 일은 잘못된 일이고, 사회적으로 보더라도 갑질의 행태는 바로 잡아야겠죠. 학교라는 곳이 사회화 교육도 같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점도 생각한다면, 금쪽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방법도 교사들에게 주어져야 하는게 맞는 거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교사들은 자신의 장점을 애써 감추려고 하지 말고 인정할건 인정합시다. 그리고 현재 교사들이 겪는 문제들은 별론으로 또 진행을 해야하는 거고요. 교사들이 속이 뻔히 보이는 구라치는것도 우습고, 그렇다고 너희 이만큼 장점이 있으니 그냥 두들겨 맞아라 라는 논리도 하찮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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